"열정으로 가득 찬 조직이 되었으면…”
“어떻게 하면 팀원들이 한계를 돌파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하면 팀원의 열정을 북돋을 수 있을까요?”
“기한을 지키면서 업무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필자가 리더를 대상으로 코칭 워크숍을 진행할 때 교육 전에 나왔던 질문이다. 팀의 구성원을 잘 도와서 성장시키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라고는 하지만 ‘돕는다.’는 의미를 팀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쉽지 않다. 사실 쏟아지는 개인 업무와 계속되는 미팅 그리고 팀원의 성과향상을 위한 코칭까지 팀의 리더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부푼 꿈을 꾸며 팀원에서 리더가 되었건만 하루아침에 평범한 직장인에서 마치 슈퍼맨 복장으로 착복한 슈퍼맨이 되어 지구를 지키라는 것과 같은 큰 부담이 생기는 것은 비단 한두 리더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권한은 별로 없고, 책임만 커진다며 팀의 리더 자리를 거부하는 조직원이 늘어난다고 말한 한 스타트업 임원의 고민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이쯤 되면, 리더가 팀원을 잘 돕는다는 것이 현실성 있는 이야기인지에 대한 본질적 회의가 들 수 있다.
하지만 팀원을 돕는 것이 리더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전제에 마음으로 동의한다면, 더 힘든 상황에서도 더 좋은 성과를 낸 리더를 떠올려보는 건 어떠할까? 그런 사람이 가까이에 있으면 더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라도 실사례는 우리에게 크고 작은 감동과 그로 인한 통찰을 줄 수 있다. 물론 그러한 사람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겠지만 스토리에서 아주 작은 생각의 변화라도 이어진다면 모눈종이에 표시하기도 힘든 작은 1도의 변화로 인해 리더의 종착지가 좀 더 희망적인 곳으로 바뀌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켐벨 수프 컴퍼니 이야기
켐벨 수프 컴퍼니(Campbell Soup Company)의 CEO로 더글러스 코넌트가 부임한 첫해에 조직의 상황은 마치 침몰하는 난파선과 같았다. 1999~2001년까지 3년 동안 주가가 46% 떨어졌다는 것과 조직의 성과를 측정할 때 사용하는 지표인 조직몰입도가 2:1이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갤럽조사) 이런 상황에서 2만여명의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로 당신이 선택되다면 리더로서 무엇에 집중하겠는가? 글로벌 직원이 2만 명인 팀의 리더라고 한다면 그 부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부담에도 그는 첫 출근 날 조직원에게 다음과 같은 한 가지 약속을 하였다고 한다.
“켐벨은 직원을 소중히 여기고, 직원은 켐벨을 소중히 여긴다!” (TouchPoints by Conant)
그리고 구체적 행동으로 만보기를 차고, 걸어 다니며 마주치는 직원에게 어떤 것이 필요한지 그리고 그것이 해결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지 물었다. 그가 매일 회사를 걸으며 만나는 직원에게 했던 질문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였다. 최고경영자로 조직 전체의 방향을 잡고, 전략적인 선택을 하기에도 빠듯할 거 같은데, 그는 경영의 해답과 풀이를 책상이 아닌 직원과의 만남에서 찾았다. 그러한 만남의 순간을 그는 **터치포인트(TouchPoint)**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직원들을 만나는 순간인 터치포인트의 중요성을 리더들에게 알렸으며, 직접 터치포인트에 직원들의 에너지를 높여주기 위해 찾아가서 질문하고 경청하는 소통을 꾸준히 하였다. 지속적인 노력은 서서히 직원들의 참여를 향상시켰고, 자연스럽게 높은 조직 몰입도로 이어졌는데, 2001년 2:1인 조직 몰입도가 2010년에 17:1까지 올라가는 결과로 이어졌다. 포춘 500대 기업 기준으로 평균이 9.7:1정도인 것을 보면 2배 정도의 높은 몰입도이다. 그리고 높은 조직 몰입도는 말할 것도 없이 매출의 상승과 주가의 상승으로 이어졌다. 여기에는 물리적 공간에서의 터치포인트 뿐 아니라 서면을 통한 터치포인트까지 한몫 했다. 코넌트는 직원에게 친필로 편지를 매일 썼는데, 10년간 그가 보낸 편지는 3만 통이 넘었다. 그는 편지에 직원에게 감사의 표현과 함께 그가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해서 구체적인 인정의 내용이 담았다고 한다.
리더로서 문제 해결에만 초점이 맞춰지면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상인 직원은 보지 못하고 문제만을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인지 터치포인트에 직원에게 지적을 할 때가 많고, 리더가 찾아가는 것이 팀원에게는 큰 부담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이는 터치포인트가 오히려 팀원의 남아있는 배터리마저 방전시키는 결과로 이어지는 좋지 않은 기억을 만들게 된다. 또한 다음 터치포인트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게 한다. 리더로서 하루에 몇 번의 터치포인트를 경험하는가? 그리고 그 경험은 리더와 팀원에게 에너지를 완전히 충전하게 하는지 아니면 방전되게 하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리더로서 먼저 찾아가서 팀원의 에너지를 채워줄 수 있는 긍정적 말과 행동이 어제보다 오늘 조금 더 생기길 기대하며, 칼럼을 마무리한다.
(주)어치브코칭 파트너코치
감사연구소 대표 한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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