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정신은 고무줄과 같다; 유연하게 변형이 가능하지만 결국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길 원한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조직의 리더와 구성원들은 친숙함을 되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 빠른 종식에 대한 기대와 코로나 이전의 상태로 돌아가자는 이야기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의 감각은 새로운 시대를 이해하고 받아 들이려는 쪽으로 진화했다. 일상조차 너무 미끄러워 손에 잡히지 않는 이 시기에, 우리는 다음 시대는 어떨 것인지 그 기준을 예측하는 데 관심을 돌렸다. 그러나 2022년엔 그 기대마저도 무너지지 않을까 싶다. 뉴노말, 즉 시대 변화에 따라 정의되는 새로운 기준이란 것이 앞으론 영영 있을 수 없다 깨닫게 될지도 모른다.
비통한 슬픔을 여러 단계로 생각해보자면, 상황을 부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어쩔 수 없음을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으로 끝이 날 것이다. 새해와 함께, ‘붕괴’은 미래에도 변치 않을 유일한 고정값일 것이란 의견에 많은 이들이 동의했다. 기후 변화와 지정학적 불안정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적용에 이르기까지, 리더들은 더 이상 계절성이나 다른 역사적 예측 기준들을 신뢰할 수 없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장기 계획을 세우는 것을 포기했다. 여전히 애도가 필요한 부분도 있긴 하지만, 일단 받아들여야 탄력을 일으킬 수 있다. 감히 희망을 말해도 되는 지 의문이 드는가? Korn Ferry의 파트너이자 업무 환경 전환에 관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의 대표인 Paul Lambert는 이렇게 말했다. “하나의 방식을 포기한다는 것은, 그만큼 또 다른 방식을 창조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난다는 의미입니다.”
최근 엔터프라이즈 리더십*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이 개념에서는 성과(performance)와 전환(transformation)이 서로 공생관계에 있다고 본다. 기업 경영진은 전 부서와 에코시스템에 걸쳐 수평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한때 급진적인 것으로 여겨졌던 문화는 이제 의무화되었다. 기업과 개인은 끊임없이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순응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한 전문가의 표현처럼 기업의 적은 더 이상 경쟁사가 아니다. 환경이다.
(*엔터프라이즈 리더십은 ‘전체가 부분의 합보다 크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일터에 적용한 것이다. 리더는 자신의 사업부나 팀에 집중하기보다 조직 전체를 대표하는 기업가적 마인드를 갖추고,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궁극적 목표로 팀과 개인의 목표를 관리, 협업과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
비록 우리는 더 이상 ‘normal’, 표준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럼에도 현 업무 환경을 휩쓸고 있는 일반적인 정서를 조금 더 잘 이해하기 위해 Korn Ferry의 최고 전문가들과 많은 논의를 거쳤고 아래와 같이 7가지로 키워드로 정리하였다. (이를 new normal이라고도 칭하지는 않겠다.)
Reinvention 재창조 기회 탐색
Scarcity 인재 부족 현상 관리
Accountability 책임감 강화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 추구
Vitality 활력 제공
Inclusivity 다양성에 대한 포용
Individuality: 개개인에 대한 유연성 발휘
1. Reinvention 재창조 기회 탐색
붕괴의 이면은 재창조이다. 코로나 펜데믹 이후 대부분의 리더들은 ‘생존’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2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리더들은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다. Korn Ferry의 조직전략파트 리더인 Elise Freedman은 이렇게 말한다.
“시장 침체, 인재 부족, 디지털 가속화 등 2년간 많은 변화들이 극단적으로 일어났습니다. 수동적인 대응이 우선시되던 우리에겐 어떠한 선택권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의도와 목적을 가지고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직원들의 이직 및 퇴사율은 높아지고 있다. 이 부분은 조직적 차원뿐 아니라 직원 개인적 차원에서도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2021년은 기후 변화가 현실적으로 다가온 해였다. 도덕적 신념과 상관없이, 리더들은 야심찬 배출 규제의 효과를 머지 않아 느낄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받아들이고 있다. 때문에, 기업은 디지털화만큼 공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속가능경영을 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야망적 성장보다는 순환 경제가 활성화되고 넷 제로(=탄소중립)가 기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에는 게임의 판도를 바꾸는 어떤 기술이 단지 새로운 것에서 생산의 동력으로 바뀌는 데까지 약 10년 가량 소요되었다. 그러나 코로나는 이 변화를 가속화시켰고, 기업들이 인공지능, 디지털화, 개인화에 대한 투자를 높이도록 하고 있다.
2. Scarcity 인재 부족 현상 관리
최근 한 조사에 따르면 고용주의 약 70%가 인재 부족으로 인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조직에서 일하고자 하는 사람이 줄어드는 부분도 있지만, 또 한가지의 문제는 인력이 보유한 기술과 조직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부분적으로 일치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특히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과 같이 고도로 전문화된 역할에서의 불일치 간극은 훨씬 더 심각하다. 현재는 약 40%의 기업만이 부족한 기술을 개발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리더는 기존 인력들을 업스킬(upskill)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가지고 있는 기술과의 갭을 명확히 하기 위한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아야 한다. 동시에 인재의 손실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고용주들은 급여나 근무시간 등에서 이점을 보완해야 하며, 직원의 본질적인 동기를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3. Accountability 책임감 강화
코로나 펜데믹 후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많은 리더와 관리자들이 한 가지 의문점을 제기해왔다. ‘직원들이 정말 일을 할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기업의 78%는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의 생산성을 측정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그러나 포스트 펜데믹 시대에 책임감이라 함은 원격 근로자들의 키 스트로크 (키보드는 누르는 행위)를 모니터링 하는 것 이상의 관리를 필요로 한다. 리더들은 효과적인 원격 근무 문화를 구축하는 데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한다. 여기에는 직원들에게 기대사항과 마감기한을 명확히 전달하고 주기적인 면담과 피드백 시간을 갖는 것은 물론, 자기 성찰을 잘 하고 협력적인 인력을 발굴하는 것까지 모두 포함한다.
고위 경영진들에 대해서도 책임감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투자 유치와 단기 수익을 우선시하던 관행은 깨질 수도 있다. 사회의 이해관계자들은 점점 더 기업의 경영진들에게 모든 근로자에 대해 평등한 대우를 할 것을 요구하며, 취약 계층 발전과 기후 변화 및 환경 보호를 위해 싸우라고 압박하고 있다. 기업 총수들의 발목을 붙잡을 새로운 실체와 기준들이 생겨나고 있는 시점에서, 이 목표에 대한 책임감과 진전이 없는 조직은 도태될 지도 모른다.
4. Sustainability 지속가능성 추구
지난 5년 동안 미국에서만 기후 변화에 따른 재해를 복구하는데 5,250억 달러가 사용되었다. 이제 전 세계의 기업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증가하는 화재, 태풍, 홍수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나쁜 것을 줄인다’는 지속가능성의 일부분일 뿐이다. 전문가들은 지속가능성이란 많은 사업들을 창출하면서 ‘좋은 것을 더 많이 한다’가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많은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기업의 운영방식에서부터 그들이 판매하고 있는 제품에 이르기까지 재이미지 작업을 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어, 초국적 석유기업 쉘(Shell)은 AI 기술을 적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기후 변화에 대한 대응으로 전기차가 부각되기 시작했으나 충전 이슈로 아직 수용도가 낮은 편이다.)
진정성 있는 노력들이 있다면, 지속가능성은 미래 성장의 열쇠가 될 지도 모른다. 최근 한 연구에서 전 세계 소비자들의 66%가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제품을 위해 기꺼이 더 많은 돈을 지불할 의사가 있음이 밝혀졌으며, 밀레니얼 세대의 경우에는 그 수가 72%로 증가했다.
5. Vitality 활력 제공
기업들이 웰니스(wellness: 건강과 행복)에 대해 보다 전체론적인 접근을 취하기 시작했다. 단순한 복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 보다 구성원들의 형평성, 지속가능성, 가치관을 지원하는 것이 영양소 섭취나 운동만큼 웰빙에 필수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경영진들은 이제 직원을 조직을 위한 여러 인력 중 하나가 아닌, 직원 개개인이 부식될 수도, 재생할 수도 있는 상호의존적 생태계의 일부라는 관점을 채택하고 있다.
코로나 발생 후 2년, 조직 내 많은 구성원들은 심적으로 지쳐있는 상태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최상의 생산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태에 있지 않을 수 있음을 이해하고 공감해야 하며, 심리 상담이나 휴가 등의 실질적인 혜택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펜데믹이 발생하기 이전에도, 우울증과 불안감으로 인한 세계 경제의 생산성 손실이 연간 1조 달러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시 말해, 현재는 더욱 그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Korn Ferry 인적 자원 파트너 Dan Kaplan는 이렇게 말했다. “정신 건강 관리가 인사팀의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는 모든 직원, 조직 문화, 근로 안전을 살피는 일의 일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6. Inclusivity 다양성에 대한 포용
다양성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현대 사업의 필수 조건입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다양한 인종의 경영진을 보유한 기업이 상대적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가능성이 약 70% 더 높으며,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거의 40%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한다고 한다.
많은 기업들이 그들의 노동력과 리더십을 다양화하기 위해 수십 년 동안 고군분투해 왔지만, 여전히 보여줄 것은 많지 않다. 여성들은 여전히 큰 규모의 개방적 조직에서, 그마저도 고위 리더급 역할은 12%만을 차지하고 있다. 고위 계층들에 변화를 꾀해온 기업들 조차, 채택 또는 투입된 리더가 그 자리를 떠나게 되면 다시 예전의 관행으로 돌아간다.
2022년이 조금이라도 달라지기 위해서는 현재의 리더들이 중심을 잡고 다방면으로 포용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남녀, 인종, 나이 등 대표성이 낮은 집단들에 대해 어떠한 편견없이 조직에 합류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를 내고 옹호하는 노력을 의미한다. 이는 CEO들이 보너스 돈을 회사의 소수인재를 개발하는데 결부시킨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새로운 아이디어에 개방적이고, 직원들이 현 상황에 적극 도전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며, 중소 기업을 파트너 관계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육성한다는 의미도 있다.
7. Individuality 개개인에 대한 유연성의 발휘
세상은 계속해서 빠르게 변화할 것이다. 기존에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조직과 조직의 주요 리더들이 민첩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시대에 민첩성이란 단순히 빠르다는 의미가 아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순응할 수 있는 역량, 즉 유연성을 포함하는 단어로 진화했다.
전문가들은 안전성과 필요성 측면에서 조직의 구성원들이 대거 사무실로 복귀해야하는 가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는 단지 35%의 직원들만이 파트타임으로라도 사무실에 나가고 있기 때문에, 조직의 리더들은 전 지역에 걸쳐 분산되어 있는 직원들로 하여금 일이 어떻게 처리되는 지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A지역에 있는 직원들에 효과가 있는 방식이 B지역에 있는 직원들에겐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직원에 대한 관리 전략 뿐 아니라 시스템에도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 예를 들어 공급망 관리의 경우, 기존에는 비용과 재고의 최소화를 위해 공급망을 유치 관리해왔다. 그러나 코로나 확산 후, 이러한 관리 체제 속에서의 물류 및 물자 공급에 여러 약점이 드러났다. 유연성은 창의성과도 평행하게 작용한다. 어떻게 창의적으로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없는 유통망을 설계할 수 있을까. 이는 앞으로 공급망 관리자에게 새로운 필수 기술일 수 있다.
* 해당 글은 Korn Ferry사의 'Briefings Magazine- the voice of leadership'의 아티클 일부를 번역/ 각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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