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신을 믿는다. 신이 아닌 사람들은 모두 데이터를 가져와야 한다.”
구글의 전 CEO 에릭슈미트가 한 말이다. 구글은 중요한 결정을 할 때 어떤 전문가나 경험자의 직관이 아닌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한다. 광고 배너의 색상을 결정할 때 조차 클릭수 확인을 위해 40여개의 색조 테스트를 거치는 등, 유능한 디자이너의 감이 아닌 데이터 통계에 결정 권한을 부여하여 디자이너들이 일을 그만뒀다는 일화도 있다.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했겠지만, 결과적으로 구글은 매년 약 2억 달러의 수익을 추가로 창출했다. 그렇게 구글의 데이터에 대한 믿음은 그를 1억 8000억 달러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하게 하는 데 일조했다.
기술의 발전과 정보의 홍수, 끊임없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 현대 사회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최근 필자가 참여하고 있는 교육 프로젝트 역시 영업사원들이 데이터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이게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전통적으로 경험과 직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영업부에서, 그것도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데이터 교육이라니… 데이터 의사 결정이 더 이상 경영진, 리더들만의 몫이 아니며, 비즈니스 전반에서 성장과 성과에 기여할 주요 Key가 될 것임을 암시하는 것이 아닌가.
이 시점에서 또 하나 생각해볼만한 것이 있다. 왜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은 비즈니스 세계에서만 중요시되고 있는 것일까?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이 이렇게 효과가 있다면 비즈니스 뿐 아니라 나의 성장, 나의 미래를 위한 나의 인생에도 접목해볼 수는 없나?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고, 그 중에서도 우리의 미래를 바꿀 중대한 결정의 순간들이 있다: “이 사람과 결혼하는 게 맞아?”, “아이가 태어났으니 조금 넓은 집으로 옮겨야 할 것 같은데 어디로 가야하지?”,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삶을 살려면 무엇을 하면 좋을까?” 등
이 결정의 순간,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인이나 성공한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책이나 유투브 같은 매체에 도움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는 주관적 경험이자 직관에 불과한 다른 사람의 인생일 뿐이다. 나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는 법은 없다. 책이나 매체는 진실과 거짓의 정보가 혼동되어 있으며, 그마저도 독자의 관심을 끌기 위하여 과장 또는 각색되었을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그들의 달콤한 말에 우리의 인생을 맡길 것인가?
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는 ‘데이터는 어떻게 인생의 무기가 되는가’라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인생에서 할 수 있는 중대한 선택들에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해법을 제시한다. 숫자나 연구자료와 같은 것들이 많이 제시되다보니 간단한 결론에 뒷받침되는 부연 설명이 다소 길긴 하지만, 마치 그 지루함을 예측이나 한 듯 농담을 섞어 재치있게 풀어내 술술 읽힌다. 데이터로 찾은 해답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조언이나 통념과 같을 때도 있지만, 반대로 그동안 알고 있던 것들이 편견이었음을 느끼게 한 반전의 결과들도 있다. (ex. 책에 대한 관심과 집중이 많이 떨어진 필자에게 독서가 삶의 행복에 기여하는 수준이 최하위라는 데이터는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다. 하하) 이렇듯 이 책은 알고 있었던 사실도, 알지 못했던 사실도 데이터와 함께 새롭게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책의 구성 또한 재미있다. 데이터를 통해 사람들이 책에 가장 많이 밑줄을 그어놓은 문장엔 “YOU”가 포함됨을 알고 이 책의 첫 문장도 You로 시작한 것이라던지, 이성적이고 로지컬한 사고를 가진 사람이 데이터 관련 책에 관심있으리라 보고 챕터와 챕터 사이를 연결해주는 ‘전환문’을 삽입했다던지 하는 것은 다른 책에서 볼 수 없는 특이점이다.
이 책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는 않는다. 스킬 개발 책은 아니란 이야기다. 다만,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의 중요성을 알면서도 거리감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일상의 사례들과 함께 조금 더 쉽고 재미있게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책 내용 미리보기>
사람들이 자기 자신에 관한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하느냐는 연애 상대의 모든 특징을 합쳐 얻은 결과보다 네 배 정도 연애의 행복도를 잘 예측했다.
여러 연구에서 밝혀진 대로 부모가 자녀에게 끼치는 영향의 총합은 놀랄 만큼 작다. 데이터에 따르면 부모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영역이 하나 있다. 당신의 아이를 어떤 사람들에게 노출시킬 것인가? 이 지점에서 당신은 아이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스포츠 종목에 따라 DNA 중요도 차이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맬런의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 따라서 사격에는 유전적 요소가 크게 작용하지 않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리고 다이빙, 역도, 승마와 같은 스포츠 종목은 특별한 유전자를 타고나지 않은 사람도 열정과 노력으로 정상에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나는 세금 데이터 연구자들의 데이터를 인구조사의 공개 데이터와 결합해서 부자가 될 확률이 높은 업종들을 알아봤다. 사람들이 창업을 하는 수백 가지 업종 중에 두 조건을 모두 만족하는 업종은 일곱 개 밖에 없었다. 부유한 사업주의 수가 많고 그 업종에서 부유해질 가능성도 높은 업종은 다음과 같다.
젊을수록 창업에 유리하다는 것은 잘못된 통념이다. 연구가들은 미국 창업자들의 평균 연령이 41.9세라는 사실을 알아냈다. 대중매체에 소개된 창업자들의 평균 연령보다 10년 이상 높았다. 그리고 젊지 않은 사업가들은 우리의 예상보다 창업을 많이 했을 뿐더러 젊은 사업가들보다 수익성이 높은 회사를 만들어냈다.
사업의 성공은 대 부분 수십년 동안 열심히 일하고 한 분야에 통달해서 얻는 결과물이지만 소수의 창업자들은 그저 운이 좋아서 성공한다. 이런 반짝 성공의 이야기들은 성공의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주지 않는다. 이런 이야기들은 성공으로 가는 가장 좋은 길을 심각하게 잘못 안내하고 있다. 그리고 의심할 여지없이 꾸준한 노력을 방해할 것이다. 데이터를 믿어보라!
성공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운이 좋아서 성공했다는 식으로 이야기 한다. 우리는 삶에서 행운이 하는 역할을 과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 일부 흥미로운 데이터에 따르면 삶에서 행운의 역할을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작다. 여러 연구를 통해 마치 행운처럼 보이는 결과로 일관되게 이어지는 매력적인 행동 패턴이 발견되었다.
누군가가 알아주기를 기다리다 실패하는 사람이 많다. 재능만으로는 안된다. 누군가 당신을 발견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면 기꺼이 차를 몰고 대륙을 횡단해야 한다. 여러 지역을 많이 다니면서 자신을 홍보하는 것과 같은 일들을 통해 자신이 선택받아 성공할 확률을 높일 수 있다. 행운은 데이터에 기반해서 결정하는 사람을 좋아한다.
우리는 과거의 경험을 기쁨과 고통의 총량 기준으로 평가하지 않는다. 그 경험이 절정에 달한 순간(그 순간 기쁨이 얼마나 컸는지 또는 고통이 얼마나 컸는지)와 그 경험이 시점(그 경험이 좋게 끝났는지, 아니면 나쁘게 끝났는지)에 과도한 가중치를 부여한다.
현대사회에서 사람들이 행복해지기가 어려운 데는 다른 이유들도 있다. 그런 이유들은 대부분 매피니스 프로젝트가 찾아냈다. 간단히 말해 사람들이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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